[시리즈] 새로운 숲을 만나다(독일 슈바르츠발트의 택벌림)

한** 2024-01-31 조회수 : 169

독일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의 택벌림 

 

  사진·글_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배상원 원장  

 

           <사진1> = 전형적인 택벌


슈바르츠발트는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 뷰르템베르크(Baden Wuerttemberg)주에 위치한 독일의 대표적인 산림지역으로 슈바르츠발트는 Schwarz(검정)라는 단어와 Wald(숲)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검은 숲이란 의미를 갖고 있어 한자어로 흑림(黑林)이라고 한다. 슈바르츠발트는 북부, 중부, 남부 슈바르츠발트 3지역으로 구분하며 가장 높은 산은 남부 슈바르츠발트에 위치한 펠트베르크(Feldberg)로 해발고 1,493m이다. 독일의 택벌림 면적은 독일 전체 산림경영 면적의 2% 정도이며, 스위스 5%보다 낮은 편으로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흑림에서 택벌림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후로이덴스탓트(Freudenstadt)와 볼화흐(Wolfach) 지역으로 북부 슈바르츠발트에 위치하고 있다.

 

택벌림의 외형은 천연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숲이어서 인위적인 관리가 가장 많이 요구되는 숲이다. 특히 대경재 생산을 목표로 영급림에서 획벌림을 거쳐 완성된 항속림이며, 이 지역의 택벌림경영 역사는 500년을 자랑하고 있다. 택벌림은 숲을 이용함에 있어 일반 교림에서처럼 수확주기가 일정하게 정해 진 것이 아니라 소규모 즉 단목으로 수확을 하기 때문에 수확기가 없고 숲이 형태가 일정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산림경영형태로 택벌림의 구조는 숲의 자연적인 발달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만 나타난다. 

 

택벌림의 구성수종은 대표적인 침엽수 음수수종인 전나무와 내음성이 있는 독일가문비나무이다. 수종들은 흉고직경도 1m이상 자라고, 나무높이가 40m이상 자라고 큰 나무 아래에 빈공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작은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다. 어린나무가 자라 성숙림이 되면 나무의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크고 나이가 많은 나무가 일부 고사하면, 이 자리에 어린나무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빈 공간을 다시 자라면 어린나무, 중간크기 나무, 큰나무가 동일한 공간에 같이 자란다. 


<사진2> = 숲바닥의 전나무 치수 

<사진3> = 택벌림의 대경목

북부 슈바르트발트에 위치하고 있는 후로이덴스탓트는 소도시로 1599년에 도시가 형성되었고, 19세기 말부터 요양지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독일의 대표적인 요양·휴양지의 하나로 도시주변의 숲을 휴양객들이 맑은 공기와 자연적인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관리를 하였다.목재수확보다는 경관과 휴양기능에 중점을 두어 택벌림을 조성하여 2008년에 택벌림 100주년 행사를 할 정도로 장기적으로 택벌림 조성·유지를 하고 있어. 후로이덴스탓트의 시유림면적의 10%이상이 택벌림이다.

 

후로이덴스탓트 외곽에 있는 숲으로 들어서면 독일가문비나무(Picea abies)가 장대를 세워 놓은 것 같이 일렬로 자라고 있는 영급림으로 수고가 거의 일정한 단순 일제림으로 숲바닥에 풀들이 거의 자랄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고 나무의 높이가 30m이상이 되고 굵기도 40~50cm가 되는 울창한 숲이지만 한 수종으로 이루어지고 하층이나 지피식생이 없는 숲이기도 하다. 이러한 숲을 지나가면 나무들의 크기가 다양한 숲이 나타나는데 이 숲이 택벌림이다. 택벌림에 들어서면 우선 독일가문비나무와 구주전나무(Abies alba)같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나무는 음수수종으로 음지에서도 오래 동안 견딜 수 있는 나무이고 독일가문비나무도 내음성이 있기 때문에 택벌림을 구성하는 주요수종이다. 

 

커다란 독일가문비나무는 나무 높이가 40m가 넘고 흉고직경이 70~80cm가 되고 큰 나무 주변에는 어린 전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가끔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도 자라고 있다. 너도밤나무도 대표적인 음수수종으로 택벌림의 혼효수종으로 같이 자라고 있는 숲도 있다. 개개의 나무들이 여러 가지 크기로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는 택벌림은 동일한 모양을 보이지 않고 보는 곳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나의 숲이 아닌 여러 종류의 숲을 보는 것 같다. 울창한 영급림은 햇빛이 차단되어 숲길에 그늘이 지지만 택벌림에서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택벌림 사이로 난 길의 좌우로는 햇빛이 다채롭게 비친다.



<사진4> = 그루터기에 자라는 어린나무

 

후로이덴스탓트의 숲은 100년 전부터 휴양지로서 목재생산기능과 더불어 휴양과 경관기능을 고려한 택벌림으로 조성이 되어왔고 관리가 지속적으로 되어온 숲으로서 여러 가지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휴양지 부근의 숲을 중점적으로 관리를 하여 요양객이 쉽게 숲을 찾을 수 있게 하고 그 숲속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택벌림을 관리하고 있다. 동시에 택벌림은 조림과 간벌 등 영급림과 같은 집중적인 산림작업이 필요치 않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경재를 좀 더 빨리 집중 육성하여 생산할 수 있어 소유주가 경제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큰나무만 골라 장기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자연 고사할 큰 나무를 수확하여 숲의 구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택벌림은 외형적으로 천연림처럼 보이지만 수확과 숲가꾸기가 동시에 필요한 숲이다.


<사진5> = 택벌림 임연부

<사진5> = 숲 사이로 난 길